워크앤캐치

    People 2-5 상반신 사랑방

    화상회의로 소개팅을 한다. 가로수길의 한 카페, 20대 후반 남성이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원격근무가 아닌 소개팅을 하고 있었다. 그는 최근 화상회의 소개팅 서비스를 알게 되었다. 관심사, 취향을 고르면 상대방과 매칭된다. 매칭이 되면 약 2~30분간 화상회의로 소개팅을 진행한다. 단순히 코로나 때문에 만들어진 서비스는 아니다. 이들이 화상회의 소개팅, '줌개팅'에 열광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1) 맺고 끊는 게 편하다. 소개팅은 첫 인상에서 80% 결정된다. 첫 인상이 마음에 안들면 바로 집에 가고 싶어진다. 지금까진 기본적인 매너, 주선자와의 관계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화상회의는 그런 부담 없이 종료할 수 있다. 2) 채팅보단 정확한 정보를 주고 받는다. 기존 소개팅앱은 채팅과 사진을 주고받았다...

    Something 2-5 새싹 가로수길

    가로수길의 텅 빈 상권이 부활을 노리고 있다. 가로수길을 걸으며 수많은 임대 스티커를 발견했다. 패션, 뷰티 브랜드의 성지였던 이곳은 유령상가로 가득하다. 임대 스티커가 붙은 악세사리 가게 다음 주에 정리하고 나갈 예정이다. 속사정은 내 생각과 달랐다. 가로수길은 원래 돈 버는 곳이 아니다. 임대료가 높은 대신 소비자 반응을 체크하기 좋은 곳이다. 그래서 브랜드의 안테나라고 한다. 이렇게 상권이 텅 비어도 임대료는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코로나가 끝나면 새로운 브랜드가 들어올 것이라 기대한다. 그때까진 건물가치를 낮춰선 안된다. 몇몇 매장은 팝업스토어로 대관해준다는 쪽지가 붙어있다. 상주할 업체는 없기 때문에 렌탈이라도 한다. 일정 기간만 나가는 비용이라 지불하는 쪽도 호의적이다. 실제로 BTS 팝업스토..

    Something 2-8 소통 연구실

    소비자와의 소통을 위한 LAB이 늘고 있다. 코엑스의 MCM LAB, 잠실의 인테리어 / 커피 / 버거 LAB 등등 브랜드가 내놓은 LAB(연구실)이 눈에 띈다. 개방형 주방, 실험적 컨셉의 디자인, 다양한 원두 선택지 등등 LAB이라는 이름에 맞는 매장구성을 선보인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디자인, 경험에 몰입한다. 좋은 기획 앞에선 카메라를 든다. 핀트가 안맞는 기획은 바로 외면한다.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공간, 연구실을 소비자와 닿는 곳에 둔다. 다 만들어 놓고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만들고 싶은 것을 보여주고 반응을 살핀다. 그 중에서 좋은 것만 생산으로 옮긴다. 모자란 제품도 LAB이라는 공간 안에선 존재할 수 있다. 제품을 생산하는 첫 단계인 기획, 처음부터 소비자를 참여시켜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People 2-9 완벽한 집콕

    속옷도 남녀경계가 사라진다. 고속터미널 자주 매장, 여성 속옷코너에 특이한 제품이 보인다. 바로 사각팬티와 트렁크 속옷이다. 주 소비자는 20대 중반의 여성이다. 기존 속옷보다 입었을 때 편안한 느낌이 가장 큰 장점이다. 신기한 점은 이것이 '실내용 속옷'이라는 것이다. 특히 트렁크는 1인가구 여성에게 반바지의 대용품이 된다. 자신만의 공간에서 눈치볼 것 없이 입을 수 있다. 외출용으로는 부적합하다. 사각팬티와 트렁크 특성상 겉옷을 입으면 훨씬 불편하기 때문이다. 오로지 집콕만을 위한 속옷이다. 1인 가구의 특징인 '혼자만을 위한 공간'. 이제는 '혼자만을 위한 패션'까지 확대되고 있다.

    Something 2-10 고객 양식장

    오직 아쉬움을 달랠 목적으로 제품을 배치한다. 잠실 롯데월드몰의 레고 스토어에 다양한 제품이 전시되어 있다. 그 중 한 제품이 눈길을 끈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소형 로봇이다. 가격은 12,900원, 1팀당 1개만 살 수 있다. 언뜻 보면 재고가 부족한 한정판 같다. 실제론 지하 롯데마트에서도 대량판매중이다. 심지어 가격도 같다. 왜 한정판매를 한걸까? 매장 제품의 평균가는 5만원이 넘는다. 20대 커플, 아이에게 끌려온 부모님에겐 버거운 수준이다. 이들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제품이 필요했다. 명품 매장의 립스틱 같은 존재다. 구경을 마친 사람들이 기념품처럼 사간다. 매출보단 전시, 체험 목적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고객에게 줄 미끼는 하나씩이면 충분하다.

    Something 2-15 설득 연장전

    스마트폰을 판매하지 않고 우선 대여해준다. 더 오랜 시간동안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서다. 삼성은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21'을 3일간 무료대여해준다. 신제품 성능을 활용한 사진/게임 이벤트가 함께 진행된다. 고급 기능의 적응을 돕기 위한 전문안내도 제공된다. 방문하는 대부분의 고객은 이미 쓸 만한 성능의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환을 위한 설득에 시간이 더 필요했다. 특히 2030세대는 중고구매, 약정 할인 등 저가폰 구매에 익숙하다. 그들이 신제품의 매력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체험기간을 준 것이다. 사진, 게임 이벤트는 그들이 성능을 체감하는 결정적 순간이다. 누구나 스마트폰을 가진 시대가 되었다. 삼성은 강력한 한 방보다 긴 시간동안의 설득을 선택했다.